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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중 칼럼

종군위안부와 성노예 2

[임철중의 거꾸로 보는 세상] - <49>

 

 

   일본 아베(60)수상 가문은 외조부 기시수상, 부친 신타로 외상을 낳은 명문이다.

 서던캘리포니아와 세이케이 대 철학과를 나왔고, 푸근한 인상의 신타로는 생전에 선조가 조선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오노 나나미(77)는 가쿠슈인 대를 졸업하고 이탈리아로 건너가, 공식교육기관이 아니라 30여 년간 독학한, “로마인 이야기” 등 베스트셀러 작가다.  못 배운 어린아이도 아니고  나이 지긋한 소위 지식인들이, 왜 일본제국이 저지른 “과거사·위안부 얘기”에는 “회까닥” 이성을 잃을까? 

일반론으로 풀어보자.  2차 대전 후 냉전시대에, 승전국 미국의 적극적인 비호아래 안보는 무임승차요 6·25와 베트남전쟁 특수까지 어부지리를 누리면서, 일본은 폐허로부터 넘버 투 경제대국으로 성장하였다.  부동산이 다락같이 폭등하여 일본 땅을 팔면 미국 본토를 몇 번씩 살 수 있다면서, 소니는 영화사를, 미스비시는 록펠러빌딩을 사들이는 등 거침이 없었다.  거짓말처럼 갑자기 거품이 꺼진다.  대다수 국민의 재산목록 1호인 집값은 졸지에 반 토막 나고 골프장 회원권은 1/10 값에도 안 팔려 줄줄이 도산하며, 기업은 사들인 미국회사·부동산을 엄청난 손실을 감수하며 토(吐)해낸다.

 가난해진 소비자는 지갑을 닫아 내수경기에 서리가 내렸고, 한두 해 참기도 힘들 불황이 20여 년간 지속되어도 무너지지 않은 국민의식은 경탄할 만하다.  그동안 주변에서는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의 무역대국으로,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하여, 상대적인 열패(劣敗)감은 증폭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진과 쓰나미가 휩쓸고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한다.  집단 우울증이 한계상황을 넘어, 깊은 절망으로 빠져드는 국민정서를 진정시키고 활력을 되찾자는 움직임은 당연한 자구책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그 길이 과거 자국민을 파멸의 길로 인도하고 주변국에게 씻을 수 없는 해악을 끼친, 군국·전체주의(Military Totalitarianism)로의 회귀라면 문제다.  하물며 자칭 지성인이요 지도자라는 인간이 앞장설 자리는 더욱 아닐 진데, 사실은 사이비 지식인, 지도자를 위장한 선동가에 불과했음을 스스로 밝힌 것은 아닌가?  범위를 더 좁혀서 풀어보자.  이는 일부 극우 내지 인종차별 및 혐오 망동자를 가려내려는 것으로, 일본인 전체에 대한 편견이 아닌 점, 사전 양해를 구한다. 

첫째, 일본에는  뛰어난 해설자가 많다.  새로운 이론이나 철학을 창조하지는 못해도, 남의 것을 정의하기·중요한 특징을 순서대로 나열하기·분류하기에는 귀신이다. 

둘째, 역사학도 정통역사보다는 양념에 버무린 ‘이야기’에 능하다.  조어(造語) 윤색(潤色) 번안(飜案)도 잘한다. 다시마에서 MSG를 처음으로 추출해낸 아지노모토(이케다 1907: 味元)의 종주국답다.  ‘로마인 이야기’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지만, 시오노는 역사학자들의 서클 밖에서 맴돌았음을 스스로 밝힌 바 있다. 

셋째, 구미선진국에 대한 선망(羨望: Occidental Envy)이다.  한국과 중국 등 같은 황인종에 대하여, “나는 숏 다리 납작코에 머리가 검어 그렇지 너희들하고는 달라. 속은 서양인 다 됐거든?”  소위 탈아입양(脫亞入洋)이다.  아시아에 저지른 과거의 만행에 죄책감이 마비된 밑바닥에, “너희들은 미개하다”라는 비뚤어진 우월감이 깔려있다. 

넷째, 만세일계 천황의 영원한 신민(臣民)사상이다. 다섯째, 여성비하 시각이다.  “일신교(一神)는 만악(萬惡)의 근본”이라는 원시적 종교관에 매몰되어, 여성은 남편 앞에서 항상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부류다. 

 

이상을 종합해보면, 맹목적인 서구 선망과 자존감의 결여로, 대세에 동물처럼 따라가야만 마음이 놓이는 “정체성 상실”이 들어나지 않는가?  극우 인종혐오자들은 정신이 나간 게 아니라, 본시 좀비처럼 제 정신이 없는 것 같다. 

“나는 한 번도 여자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시오노의 경우, 서양선망에 더하여 억눌린 “거시기 선망(Penis Envy)"까지 덧 들린 중증장애일 수도  있다. 

 


                    

 

 

 

 

글: 임철중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졸업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조교수

대전광역시 치과의사회 회장

대전`충남 치과의사 신용협동조합 창설 및 이사장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의장

대한치과의사협회 치과의료문화상 수상

대한치과의사협회 공로대상 수상

대한치과교정학회 부회장

대전고등법원 민사조정위원

대전문화예술의전당 후원회 창립 및 회장

대전방송 TJB 시청자위원

대전광역시 문화재단 이사

임철중 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