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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경제위기가 올까? 치과지표들은 '그렇다'고 말한다

美 올 들어 환자 줄어들고, 미수금 쌓이고..

미국의  Sikka Software라는 회사가 아주 재미있는 분석을 내놨다.

'블룸버거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이 회사는 '경제상황이 어디로 향할지 예측하고 싶다면 바로 당신의 코 밑, 그러니까 당신의 치아를 살펴보라'고 권고했다. 가계 사정이 나빠지면 치과치료는 아무래도 조금 미루게 되므로 결국 치과산업을 분석하다보면 나라 전체의 경제상황을 진단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이 회사 '시카 소프트웨어'는 치과나 중소규모 건강관리 사업장에 적합한 비즈니스 엡을 개발, 공급하는 업체. 따라서 환자 및 진료 패턴에 관한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이 가운데 12,200여건의 치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몇몇 경제위기의 전조를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시카 소프트웨어가 먼저 주목한 것은 환자들의 예약이행률이다. 올해 들어 환자들이 후속 치료를 위해 잡은 약속을 취소하거나 아예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 이 회사는 이를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선행지표의 하락'으로 풀이했다. 실제 이 수치는 2007~2009년 사이의 경기 침체기와 비슷한 1.8 이하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작년에 반짝 높아졌으나 올해 들어선 회복기를 나타내는 1.8~2.0 사이에 좀 채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진단이다.

 


또 치과장비의 유지보수 스케줄을 이행하는 비율도 현저히 낮아지고 있다. 미리 예정된 장비 세척이나 방사선 기기 및 소모품 관리 스케줄이 실제로 이행됐는지를 비교해 보면 지난 몇 달간 이런 계획들이 깨진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었고, 이는 치과의사들마저 환자들이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장비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

현재 이 지수 역시 두 달 연속 하락하며 금융위기 시절이던 2008년 수준인 0.9를 밑돌고 있다. 시카는 '이건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다'며, '이런 수치는 경기 회복기엔 한 번도 접한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시카 소프트웨어는 치료계획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왜냐하면 이 데이터야말로 치과들이 얼마나 절박하게 수익을 쫓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인데, 더 많이 진료하면 더 많은 수입이 보장되므로, 경기가 어려울수록 진료는 더 빡빡해지고, 환자들이 동의한 이상으로 많은 시술이 이뤄지게 된다는 것.

이 부분에 대해 시카는 '최근 몇 년간을 대조해보면 지표가 굉장히 두드러짐을 알 수 있다'면서 '많은 경우 치과의사들은 공격적으로 스케줄을 잡고, 동의 의사가 없는 환자들에게까지 장황하게 치료계획을 설명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미수금에 관한 문제가 남았다. Sikka 지표에 따르면 사람들은 밀린 치료비를 제 때 지불하지 않는 걸로 나타났다. 2008년 경제위기 당시처럼 미수금이 치솟고 있다는 것인데, 실제 지표에서 치과 미수금은 지난해 대비 22%나 늘어난 12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그만큼 환자들의 현금 지불 능력이 떨어졌음을 보여준다. 

 

 

종합적으로 Sikka Software의 데이터는 미국의 경제가 이미 약점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걸 의미한다. ‘치과 데이터에서 나타난 이 같은 전조들이 2007년과 2008년에 그랬던 것처럼 정확히 현재의 경제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면, 우리는 경기불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이 회사는 결론지었다.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 우리에게도 똑 같은 지표를 적용한다면 미국보다는 사정이 나을까? 그럴지도 모른다. 건강보험이 굳건히 버티고 있고 치료비도 미국에 비해 훨씬 저렴하므로 몇 개 항목에선 사정이 나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불황을 걱정하는 일이라면 분명 한국이 먼저일 것이다. 근래 치과에는 눈에 띄게 환자들이 줄어들었고, 그 마이너스효과가 이미 치과산업 전체로 빠르게 파급되고 있다.

우리에게도 경제위기가 다시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