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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가까운지, 너무 먼지 아니면 너무 높은지?

[함께 푸는 치과경영 12] 치과에서의 소통심리학

 

지난번 '소중하지만, 맞지 않는 환자는 보내라' 편에서 환자들의 성격을 진단하는 도구로 DISC 시스템을 소개한 적이 있다. 하지만 환자의 동의를 받아내는데 가장 효과적인 도구는 뭐니 뭐니 해도 그들을 마음으로 대하는 자세이다. 환자들에게 치과의사는 여전히 사회적 엘리트집단이므로,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가령 대기실의 환자 이름을 부르면서 먼저 인사를 해 보라. 그에게 직접 커피를 건네고, 그가 자신을 중요한 사람으로 여길 수 있도록 잠깐이나마 진심으로 그에게 관심을 집중시켜 보라.그와 마주 앉았다면, 당신의 의자 위치를 조정하는 것과 같은 자연스러운 바디랭기지도 환자와의 소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당신의 의자가 환자 의자를 기준으로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나? 너무 가까운지, 너무 먼지 아니면 너무 높은지? 이런 요소들은 원장 선생님에 대한 환자들의 선입견에 당연히 영향을 미친다.

치과경영에 관심이 많은 A 원장은 이 부분에 대해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

 

-나는 항상 '스트라이크 존'에 앉는다. 내가 붙인 이름인데, 환자와 비스듬하게 앉은 위치를 의미한다. 이런 각도에서는 언제나 환자를 똑바로 볼 수 있고, 팔을 편안하게 잡을 수 있을 만큼 가깝기도 하다. 의자의 높이는 환자의 그것보다 약간 낮춰서 환자들이 나를 내려다보게 했다.

치료계획을 얘기할 때는 환자 스스로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걸 느끼게 할 필요가 있다. 환자 앞에 앉는다는 건 그를 존중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를 똑바로 바라볼 수도 있고, 팔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위치에 자리할 경우 접촉을 통해서 공감을 표시할 수 있다. 더구나 의자를 낮춰 앉은 치과의사를 마주하면서 환자는 현재의 상황을 주도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지도 모른다.

나는 환자의 행동을 따라하는 mirroring 기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원숭이처럼 곧이곧대로 따라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환자가 팔장을 끼고 앉아 있다면 당신도 똑같이 하는 게 좋다. 환자가 편안하게 몸을 뒤로 젖히고, 다리를 꼬거나 올려놓고 있다면 당신도 그렇게 하는 게 좋다. 그러면 환자는 무의식적으로 자신과 상대를 연결시켜 상대의 행동에서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사람은 자기와 다른 사람보다는 자기를 따라하는 당신 같은 사람을 쉽게 신뢰하는 법이다.-

 

심리기법은 때때로 대단한 힘을 발휘한다. 치과와 같이 별로 유쾌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이처럼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그러면 이제 그들이 치료받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가치'에 있지 싶다. 환자 스스로 '치과에서 제시한 의료서비스가 구매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보험진료에 가치를 두는 환자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들도 많다. 유통업계를 생각해 보라. 모든 사람들이 가격에만 가치를 둔다면 롯데, 갤러리아, 현대백화점은 벌써 문을 닫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마트나 홈플러스에서 처럼 갤러리아의 명품관에도 손님은 늘 있다.

환자들이 찾는 치과치료의 가치도 각각 다르다. 선입견을 가질 필요도, 제풀에 맞춰 갈 필요도 없다. 이 경우 치과가 할 일은 가치창조를 위해 내부 환경을 조성해 내는 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