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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영의 호주 치과의사 이야기

호주의 'School Dental Service' 제도

[백문영의 호주 치과의사 이야기] - <11>

이번 칼럼에서는 School Dental Service 제도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해요. 요즈음 한국에서는 무상급식이 많이 시행되고 있는것 같은데요, 호주에는 무상급식은 없지만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치과 치료를 해줘요. 호주는 이미 1980년대에 전국에 있는 초중고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치과 치료 보급이 시작 되었어요.

이 제도를 시작하게 된 근본적인 계기는, 치과의사가 많이 부족했던 과거에는 개인병원에서 치과치료 받기가 굉장히 비쌌고, 구강위생에 대한 호주 국민들의 인식도 많이 부족해 20대가 되기 전에 벌써 치아를 잃고 틀니를 쓰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해요.

이러한 사회적 문제 때문에 자라나는 학생들에게는 치아 건강의 중요성을 교육시키는 동시에 어렸을 때부터 정기적으로 치아 검진을 받도록 해 장기적으로 더 큰 사회적 비용이 들지 않게끔 하려는 것이 호주 정부의 정책이었어요. 지금 현재 퀸즐랜드주 에서만 학생들을 위한 약 300개가 넘는 치과버스 (School dental van)와 치과들이 있어요. 

 

 

이러한 정책으로 호주에서는 부족한 치과의사만으론 불가능한 이런 큰 일을 실현시키기 위해 학생들의 구강위생교육과, 간단한 유치발치 그리고 간단한 유치충치치료만 제한적으로 할수있는 dental therapist라는 직업을 만들었어요.

대부분의 학생들은 dental therapist들에게 치료를 받고 교정이 필요하거나 어려운발치, 영구치 치료, 신경치료 등 dental therapist들이 치료할 수 없는 학생들만 치과의사에게 refer시킴으로써 많지 않은 치과의사로 모든 학생들에게 치과치료를 제공 할수 있게 되었죠.

School dental van은 치과시설을 완비한 버스인데요, 학교마다 치과를 두기에는 예산이 많이 들기도 해서 학생수가 많지 않은 여러 학교를 이동하면서 학생들을 치료할 수 있도록 만든 버스에요. 이 버스안에는 치과의자, 엑스레이, 살균시설과 작은 office까지 갖추어져 있어요.

무료라고 해서 전학생이 치료를 받을 것 같지만, 부모님들의 동의서가 있어야 아이들 치과치료가 가능하도록 되어있는데요, 모든 학생들에게 가정통신문을 나누어주지만 학부모님들의 동의서가 병원으로 돌아온 학생들만 정기검진과 치료가 가능해요. 치과 치료가 무료임에도 불구하고 약 20~30%의 동의서가 돌아오지 않는데요, 이유는 치과를 무서워하는 학생들이 부모님에게 동의서를 안보여주는 경우, 무관심한 부모들의 귀찮음 그리고 부자집 부모님들은 국립의료를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굉장히 좋은 제도이지만 이런 제도에도 당연히 문제점은 있어요. 첫째로는 학교 방학 동안에는 많은 직원들이 특별히 할 일이 없고요, 두번째는 부모님 없이 진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모님들의 동의서 등 서류작업으로 많은 시간이 허비되기도 해요.

또한 진료약속을 어기는 경우에도 특별한 제재가 없기 때문에 약속을 어기면 다시 약속을 잡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많은 학생들이 진료시간을 어기거나 사전예고 없이 안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시험기간이나 학교행사 등에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진료를 미루거나 원하지 않는 문제도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