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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CEO의 다섯가지 핵심 전략

[함께 푸는 치과경영 11] '바꿀 수 있는 것부터 바꾸자'

 

한 일간지 주말 섹션이 세계적 기업 P&G의 성공전략을 분석한 적이 있다. 이 회사는 2천년대 들어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회사이다. A.G. 래플리 회장과 '승리하는 경영 전략(Playing to win)'이란 책을 함께 낸 로저 마틴 토론토대 경영대학원 교수와의 인터뷰를 토대로 이 매체는 P&G 성공전략의 다섯가지 핵심 포인트를 짚어냈다.

치과경영에도 충분히 참조할만 한 내용이라 주요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1. 선택을 두려워말라

P&G의 전략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선택'이 된다. 부연하면 '시장에서 승리하기 위해 선택하는 행동'이다. 이들의 성공도 '선택'을 잘한 결과였다. 1970년 무렵 이 회사는 세탁 세제 15개와 식기 세척 브랜드 5개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각각 5개와 3개로 줄었다. 하지만 두 부문에서 버는 돈은 예전보다 훨씬 많다.

대부분의 리더들은 선택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선택은 그들에게 특정한 행동을 강요하고, 꼼짝 못하게 하고, 위험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선택을 피하기만 해서는 결코 승리할 수 없다.
그렇다면 '승리'의 정의는 무엇일까? 그건 딱 두 가지이다. 정말 차별화된 제품을 제공해 고객이 경쟁 제품보다 비싼 가격을 기꺼이 지불하게 하든가, 아니면 똑같은 제품을 정말 싸게 팔아 경쟁자들을 이기는 것. 그 어떤 것도 이 두 가지가 되지 않으면 승리하는 게 아니다.

 

2. 소비자가 보스다

P&G 래플리 회장은 직원들에게 늘 '소비자가 보스(Consumer is the boss)'라고 강조했다. 소비자에 기업의 열망을 100% 집중했다는 뜻이다. 고객과 인류에 공헌한다는 높은 열망을 갖고 일하는 기업과 단순히 사업하기 위해 사업하는 기업은 성과에서도 큰 차이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1990년대 GM은 불행히도 후자에 속했다. GM은 도요타·닛산·혼다의 소형차에 대항하기 위해 새턴을 출시했다. 처음에는 의욕적이었다. 독립적인 새턴 본사를 차렸고, 딜러에게 흥정 없는 하나의 가격 정책을 취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본 차들은 GM보다 훨씬 많이 소형차에 투자했고, GM은 결국 그 투자 규모를 못 따라갔다. 결국 생산과 판매 중단에 이르렀고, 200억달러의 손실을 봤다. 왜 그랬을까?

GM은 단순히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수준에 머물렀고, 승리하겠다는 열망이 평범했기 때문이다. 일본 차와 비교해 '더 매력적'인 차를 만든 것이 아니라 '적당히 매력적이라서 적당히 팔릴' 차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열망은 제품보다는 고객을 염두에 두고 고안돼야 한다고 했다. 제품만 잘 만들면 된다는 생각은 '마케팅 근시안'을 낳고, 고객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

 

3. 나만의 경기장을 찾아라

전략은 곧 선택이라고 했는데, 선택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어디서 싸울지 경기장을 선택하는 것이다. 기업이 빠지는 가장 흔한 함정은, 선택을 거부하고 한꺼번에 모든 경기장에서 경기하려는 것이다. 모든 고객에게 모든 것을 다 제공하려다 보면 모든 사람에게 수준 미달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물론 어디에서 경기할지 선택하는 건 고통이다. 그래서 선택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와는 달리 IBM은 컴퓨터를 파는 사업에서 떠나 운영체제(OS)와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으로 전환했고, PC 사업은 레노버에 팔았다.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그건 경기장을 바꾸는 매우 신중한 결정이었다. CEO라면 아침마다 내가 플레이할 경기장을 상상해야 한다.

P&G는 경기 장소에 대한 결정을 소비자로부터 시작했다. 소비자 관찰과 가정 방문을 통해, 충족되지 않고 드러나지 않은 고객의 요구를 알아내는 데 막대한 투자를 했다. 경기장을 선택할 때 '이건 남들이 안 하는 거겠지' 하며 쉽게 넘겨짚어서는 안 된다. 이를 '여백의 유혹'이라 부르는데, 그 여백은 경쟁자들이 차지했을 확률이 아주 높다. 돈키호테처럼 가장 강한 경쟁자와 무모하게 일대일로 맞서는 것도 금물이다.

 

4. 남들과 다른 길을 가라

어디서 경기할지를 결정했다면, 어떻게 승리할지 고민해야 한다. 바로 다른 기업엔 없고 우리 회사에만 있는 강점, 즉 핵심 역량을 찾아내 강화하는 것이다.

미국 보험회사 '프로그레시브 인슈런스'는 자신의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다른 관점에서 봤다. 보통 보험회사는 고객의 나이, 차종, 사고 이력으로 보험료를 정하는데, 이 회사는 '운전 습관'이란 새로운 기준을 도입한 것. 이를테면 장거리 운전을 많이 하는 운전자에겐 보험료를 높게 매기고, 출퇴근이나 쇼핑 정도의 단거리 운전을 많이 하는 사람은 보험료를 적게 매기는 방식이다. 이 회사는 이 기준을 도입하기 위해 15년을 준비했다. '운전 습관이 운전자의 위험을 잘 예측할 수 있다는 자신만의 핵심 역량을 창출'해 낸 것이다.

외부 전문가의 기술과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개방형 혁신 또한 핵심역량이 될 수 있다. 예컨대 P&G는 향수 장인들로 팀을 꾸려 향수를 개발하고, 피부과 전문의를 초대해 피부 관리 제품을 만든다. 혁신적인 새 브랜드의 50% 이상은 최소 1개 이상의 외부 제휴업체와 협업한 결과였다.

 

5. 마지막 단추는 '관리'다

마지막 단계는 전략이 잘 작동할 수 있는 관리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다. 이를 위해선 우선 성과를 측정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측정되어야 완료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P&G 기저귀 사업 부문은 제품의 기술적 성능만 측정해서는 소비자의 선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인식 아래 '가중 구매 의도(WPI)'라는 지표를 만들었다. 기술적 성능 이외에 미학적인 측면, 디자인, 기저귀의 촉감, 가격 등 제품의 여러 측면을 고려했는데, 이 기준으로 측정한 결과 '아기가 기저귀를 착용했을 때의 모습'과 '기저귀를 쉽게 착용할 수 있는지' 같은 요인이 담당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관리 시스템 측면에서 P&G는 회의 문화도 전략 중심적으로 바꾸었다. 우선 4~5명으로 회의 규모를 축소하고, 프레젠테이션도 없앴다. 전략에 관한 설명은 정해진 양식으로 1페이지 이내로 줄이도록 하는 대신 대화 중심으로 전략에 대해 토론하도록 했다.

회의에서 "제 생각과는 안 맞네요." "정말 그럴까요?" 라는 식의 구체적이지 않은 반론을 금지시켰다. 보통 회의에선 상대방의 말을 감시하고 스크린하고 필터링하는 대상으로 생각하지만, 이후 '내 일은 상대방의 생각을 더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한 것이다.

효과는 금방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