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임철중 칼럼

누드 마케팅 2: 효리의 경우

[임철중의 거꾸로 보는 세상]- <41>

 


   조선조 전제군주국에서 천황제 군국주의 식민지가 되고, 이어 김일성 남침으로 전시체제와 군사정부를 겪은 문화예술계는, 오랜 세월 “사전검열”을 숙명처럼 받아들였다.  1996년 공연윤리위원회에 대한 위헌판결 이후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가 발족, 이제 영화는 “전체”에서 “제한상영가”까지 5개 등급으로 분류된다.  미국은 민간단체 산하 등급분류기구(CARA)에서 자율심사 하여 관객에게 의무적으로 알린다. 

 등급은 미국에서 빌려왔지만, 미국은 관객(학부모)에게 알리는 “권고사항(advisory)” 이요, 우리는 사실상의 “규제”라는 점이 다르다.  영등위에서도 벗은 정면 샷(frontal shot) 보다 옷 입은 다리 벌림의 수위가 더 높아, 포미닛과 시크릿의 쩍벌춤은 처음부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물론 하나가 하면 열이 따라하는 풍조에서 한류의 저질화를 막자는 취지에는 찬성하지만, 그것을 혐한파 일본인처럼 한국여성의 야릇한 기질로 몰아가는 악의적인 해석은 말도 안 된다. 

수위가 결코 낮지 않았던 “노출과 쩍벌춤”의 원조 중에 이효리 씨가 있다.

 

   “쟁반노래방”이라는 칼럼에서(2002), “서글서글한 마스크에 활짝 웃는, 그리고 머리까지 갖춘 자연산 미녀.”라고 소개한 것처럼, 필자는 남녀불문하고 그녀를 열손가락 안에 드는 재주꾼(Entertainer)으로 꼽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혜성처럼 떠서 대담하고 재치 있는 멘트로 국민의 사랑을 받기까지, 배꼽노출과 쩍벌춤 등, 남 다른 누드 마케팅을 거쳤다.  여기서 얻은 교훈은? 

첫째, 가슴에 아무리 태산 같은 꿈과 재능을 품었어도, 남이 알아주거나 발탁해주지 않으면 헛일이다.  공자께서도 PT(Presentation)에 실패한 한 많은 일생 아니던가?  덕분에 제자를 가르치고 학자로서 성인반열에 오른 것은 별개의 문제다.  자기소개에서 노이즈(Noise: 불량 행위나 스캔들로 시선 끌기) 마케팅과 누드 마케팅, 상품선전에서 회사 이미지광고(CI)에 이르기까지, “나 알리기”는 현대를 살아가는 필수코스다. 
둘째는 내실이다.  말을 물가에 끌고는 가도 억지로 먹일 수는 없듯, 광고에 성공하더라도 막상 먹을 것 없는 소문 난 잔치라면, 공든 탑도 무너진다.  내실의 포인트는 현상유지가 아니라 끝없는 향상노력의 결과인 “내적인 충실도”인 것이다. 
셋째, 사후관리다.  대인관계가 모두 일회성으로 토막 나면 성공이 유지될 수는 없을 터이니 당연한 얘기다. 

 

   이러한 교훈을 효리에게 적용한다면?  누드 마케팅은 이미 언급하였고, “내실”을 보면, 신동엽의 발군의 멘트에 제대로 맞받아칠 만한 더블 MC는 효리 밖에 없었다. 

 작가가 도와준다고 해도, 스스로 노력하여 쌓은 내공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사후관리”를 보자.  동물보호운동 참여와 친환경주의자로 변신은, 과거 바르도(B. B.)나 폰다(Jane Fonda) 등 소위 “벗는 배우”들이 걸어간 궤적을 닮았다. 

얼마 전에는 쌍용자동차와 철도노조조합원 돕기 “노란봉투 프로젝트”에 동참하여 작은 돈으로 큰 힘을 보탰다.  국민반응은 찬반이 갈리고 필자와 시각차는 있지만, 누군가를 돕고자 나서는 행동(act & commit)만은 분명히 본받을 일이다.  끊임없이 창조에 도전하는 예술가는 보수와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 활력을 얻고, 영화·실용음악 같은 대중예술은 사회적 약자나 기층민이 기반이므로, 인기연예인의 기부행위는 사회 환원 내지 팬 서비스 의미가 있다.  넓은 의미에서 이미지 광고요, 일종의 사후관리다.

 솔로가수로서의 한계는 누드 마케팅으로 극복하고 정상의 MC 자리를 누렸다.  

 평소 털털한 이미지에 가려져 연기로는 대성하지 못했지만, 효리는 영리한 머리와 적극적 행동으로 이미지 관리에 성공하여, 최고의 ”멀티·엔터테이너” 반열에 오른 스타로 기억될 것이다.

 

 


 

 

 

 

 

 

글: 임철중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졸업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조교수

대전광역시 치과의사회 회장

대전`충남 치과의사 신용협동조합 창설 및 이사장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의장

대한치과의사협회 치과의료문화상 수상

대한치과의사협회 공로대상 수상

대한치과교정학회 부회장

대전고등법원 민사조정위원

대전문화예술의전당 후원회 창립 및 회장

대전방송 TJB 시청자위원

대전광역시 문화재단 이사

임철중 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