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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무·정책

누가 '희망공동체로서의 치협'을 복원해낼까?

적임자 자처하는 그들을 평가할 몇 가지 방법

‘누굴 뽑느냐’의 문제는 결국 ‘어떤 인물이 필요한가’와 해답이 같다. 그러므로 유권자들의 입장에선 ‘현재의 치과계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제대로 인식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해야 할 일이 분명해야 그 일에 적합한 사람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 아닌가. 이 기준점이 모호할수록 소위 한 뭉텅이로 쏠려 다니는 동창회 선거가 판을 치게 된다.

누가 되든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한다면 동창회 선거도 나쁠 게 없겠지만, 내 한 표에 리더의 역할에 대한 얼마간의 기대라도 담고 싶다면 표가 그렇게 움직여선 곤란하다. 관찰하고, 따져보고, 확인하는 몇 번의 수고를 거쳐서라도 제대로 역할을 해낼만한 인물을 선택하고, 선택한 바로 그 후보에게 격려하듯 표를 선물할 수 있어야 하리라 본다.

 

 

차기 협회장에게 맡겨진 세 가지 과제

 

동의하신다면 짧게나마 현재의 치과계에 필요한 몇 가지를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치과계를 우울하게 하는 첫 번 째 요인은 개원문화가 지나치게 경쟁적으로 흐른다는 점이다. 2010년을 분수령으로 그 이전과 이후의 온도차는 의료소비자인 국민들이 눈치 챌 만큼 확연하다. 2010년 이 전에는 나름의 규범이 개원가의 질서를 이끌었지만, 이후 급속히 개인화가 진행되면서 개원가 전체가 몸살을 앓게 된 것이다.

치과계라는 동업 시스템 자체를 비웃는 세력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인데, 이들의 일탈은 곧 모방개원으로 번져 치과의사라는 정체성 자체에 상처를 줄만큼 혼탁한 시장을 만들고 말았다.

자~ 이런 무질서를 깨끗이 정화할 지도자는 누굴까?

두 번째로는 해마다 빠르게 덩치를 키우는 치과계가 먹고 살 파이를 확보하는 일이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세계 굴지의 기업 총수임에도 기회 있을 때마다 ‘10년 뒤를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고 털어놓곤 한다.

하물며 해마다 800여명의 새 식구가 편입되고, 300개가 넘는 치과가 새로 문을 여는 치과계다. 현역들의 은퇴 연령은 점점 높아지고, 젊은 치과의사들도 갈수록 좁디좁은 개원가로만 집중된다. 우리나라의 총 인구가 정체상태라고 보면 정작 잠이 안 와야 할 사람은 이건희 회장이 아니라 치협 회장이다.

자~ 치과계를 걱정 없이 먹여 살릴 창의적인 지도자는 누구일까?

세 번째, 치과의사협회의 체질을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정부조직으로 치면 치협은 중앙부처에 해당하지만, 동시에 구청이나 주민센터 업무까지를 함께 맡아줘야 한다. 그럼에도 지금까지는 정책부문에만 너무 집중해서 사무처를 운용해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회원들은 정책의 대상이 아니다. 회원들은 의무에 버금가는 권리를 치협으로부터 누려야 하고, 그런 권리에는 아주 실질적이고 자잘한 혜택까지가 포함돼야 한다. 의무를 다한 회원들이 당당해지는 협회야말로 발전 가능성이 큰 단체라고 보면, 치협은 우량 회원들의 기를 살려주는 회무로 지금부터라도 체질을 바꿔야 옳다.

자~ 회원들을 위해 과감하게 회무체질을 바꿀 협회장은 누구일까?

 

 

‘인물대결이냐, 정책대결이냐’의 문제

 

이외의 문제에선 후보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이 세 가지만은 공통과제로 여겨도 무방하지 않을까? 유권자들이 눈을 씻고 찾아내야 할 지도자는 그러므로 이런 과업들을 제대로 수행해낼, 아니면 적어도 그런 임무에 적격일 것처럼 보이는 후보가 될 것이다.

누굴까 그런 사람이.. 김철수 예비후보? 이상훈 예비후보? 최남섭 예비후보? 여기에 부회장 후보들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박영섭, 안민호, 장영준(이상 최남섭 예비후보팀), 이태현. 김영삼, 김태인(이상 이상훈 예비후보팀), 전영찬, 김성욱, 최우창(이상 김철수 예비후보팀).

이제 문제는 이들 세 팀의 후보군 중 치과계의 미래를 맡길 지도자를 어떤 방법으로 골라내느냐이다. 아시겠지만, 후보 개인별로는 ▲회무철학 ▲이력 ▲평판 정도가 주요 포인트가 된다. 하지만 공약은 다르다. 공약은 ‘회무를 맡으면 나는 이렇게 협회를 운영하겠다’는 일종의 청사진이므로 방법론에서 좀 더 구체적이어야 한다.

그런 구체성이 떨어지면 공약인지 구호인지 구분마저 모호해져 유권자들이 그 후보의 정책을 제대로 판별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후보별 공약에는 반드시 ▲회무 목표 ▲비전 ▲핵심공약 ▲실천방안(예산 등) ▲기대효과 등이 드러나 있어야 한다.

 

바이스 영입을 마무리한 세 후보는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유권자 접촉에 나선다. 우선 김철수 예비후보가 10일 출마 기자회견을 준비 중이고, 최남섭 예비후보도 이날 저녁 ‘젊은 치과의사와의 대화’ 이벤트를 갖는다. 이상훈 예비후보는 11일 저녁 강남역 부근에서 ‘과연 치과계에 출구는 있는가?’를 제목으로 희망 콘서트를 가질 예정이다.

기회는 찬스다. 아직 낙점은 이르지만, 물을 건 묻고 요구할 건 요구하면서 치과계가 부릴 일꾼으로서의 그들을 다시 한번 찬찬히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