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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영의 호주 치과의사 이야기

‘전액 무료’와 ‘비싼 치료비’, 호주 치과의 양면성

[백문영의 호주 치과의사 이야기]-<2>


우선 호주 치과에 대해서 말씀 드리기 전에 최근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로 와서 일하다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한국 학생에 애도를 표합니다. 


한국에서 호주로 이민/유학 이나 워킹홀리데이를 오기 전에 꼭 준비 하는 것들 중 하나가 치과에 가는 일 일거에요. 그만큼 호주 치과 치료비가 비싸기로 유명한데요. 꼭 외국인에 한해서만 그런 것은 아니에요. 호주 사람들 조차도 치과 방문을 여러 가지 면에서 두려워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진료비용일 정도니까요. 

호주의 치과 의료 시스템은 크게 개인 병원과 국립 병원 두 가지로 나뉘어 져요. 국립병원 제도는 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여기 칼럼에서는 제가 잘 알고 또 제가 현재 일하고 있는 퀸즐랜드주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볼게요. 


호주인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호주 국립병원과는 다르게 국립병원 치과는 호주 사람이라고 누구나 치과 치료를 받을 수 있지 만은 않아요. 호주 사람 중에서도 부모 소득에 상관 없이 4세에서 16세의 모든 학생, 연 수입이 2만 6천불(한화로 약 2천 6백 만원) 미만인 개인이나 혹은 부양 가족 수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연 수입이 약 4만 5천불(약 4천 5백 만원) 미만인 가정 그리고 직장이 없는 만 65세 이상 노인만 국립병원에서 치과 치료를 받을 수 있어요. 받는 모든 치료는 진료과목에 상관없이 전액 무료고요. 

이 이야기만 들으시면 많은 분들은 호주의 복지 제도에 감탄 하실지 모르지만 아직 놀라지 마세요. 국립병원에서 일하는 치과의사 수는 정해져 있고, 치료 받고 싶은 사람들 수는 그에 비해 많으니 보통 이가 아파도 며칠씩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한 예로 제가 담당하는 지역의 인구는 2만 명도 넘지만 국립병원 치과의사는 저 혼자에요. 간단한 정기검진이나 스케일링은 몇 년씩 기다려야 하고요. 그래서 많은 분들은 기다리다 지쳐서 비싼 돈을 내고 개인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아요.


그리고 위에 포함되지 않는 대다수의 호주 사람들은 개인병원에 가야 해요. 제가 한국 치과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한국 분들께서 호주치과를 방문하고 가장 놀라는 것 중 하나가 치료를 받지 않고 상담만 받는데도 적지 않은 돈을 낸다는 것이에요. 어떤 분들은 “치과의사 얼굴 한번 보는데 돈을 낸다” 고 표현 하기도 해요.

하지만 호주에서 어느 정도 지내보신 분들은 잘 아실 테지만 이런 모습은 치과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보통 호주에서는 가전제품을 고치러 오는 사람들도 어디가 고장 났는지 알아보고만 가는데도 비용을 받아요. 수리비는 별도고요. 그러니 치과 진료도 마찬가지죠. 진료 중 엑스레이 역시 진료비에 포함 되어 있지 않고요. 심지어 신경치료 시에도 엑스레이 찍는 수대로 환자가 모두 부담해야 해요. 그리고 치료비 역시 한국에 비해서 많이 비싸니 환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엄청 나지요.


다음 편에는 이 같은 비용 부담을 줄이고 국민들에게 골고루 치과 의료 혜택을 주기 위해 호주 정부가 실시한 치과대학 정책을 소개해 드릴게요. 

 


백문영은 2010년 호주 퀸즐랜드 치과 대학(University of Queensland)을 졸업하고, 2011년 호주 타운즈빌(Townsville)에서 치과의사로 일하다가 현재는 차터스 타워스(Charters Towers)에서 senior 치과의사로 3년째 근무하고 있다. 이곳에 거주하는 유일한 한국 사람이며,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저자가 사는 이곳부터 800km 내륙 까지는 치과의사가 없기 때문에 250km 떨어진 휴인던(Hughenden)과 400km 떨어져있는 리치몬드(Richmond)까지 맡고 있다. 

Email: imbaikga@hotmail.com 
Blog: http://blog.naver.com/imbaikga0212